태그 : 정치
2008/01/31   국민의 뜻. [1]
국민의 뜻.
속은 거 같냐? 정치가 다 그래.

요즘 정치가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참 자주 나오는 표현이 있다.
아니, 요즘이 아니라 내 기억이 닿는 한 오랜 과거부터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는 표현이다.


국민의 뜻으로 유신했다.

국민의 뜻으로 탄핵했다.

국민의 뜻으로 운하판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보면서 이런 생각을 다들 해 봤을 것이다.

대체 국민의 뜻이란 게 뭐지?
국민의 뜻이란 국민 전체의 중의(衆意)에 따른다는 것이 아닌가?
나는 저 사람이 말하는 거에 절대 동의할 수 없는데?
여론 조사 결과도 반대로 나왔잖아?
근데 어째서 국민의 뜻이라고 말하는 거야?

이러한 의문을 가진 선구자들은 많다.
그 중에는 실천하는 분도 계셨으니, 그래서 이런 일이 기록에 남아 있기도 하다.

C.B.R. 은 '국민의 뜻'이란 말을 사용말라
http://news.media.daum.net/politics/assembly/200403/17/ohmynews/v6321762.html

하지만 이런 것들은 다 '국민'이라는 말 뜻을 잘 못 알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 오해에 불과하다.

차근차근 살펴보자.

논증 1.
  1. 왕은 정치 활동을 하는 권력자다.
  2. 따라서, 왕은 정치가이다.

논증 2.
  1. 대한민국은 국민국가다.
  2. 국민 국가는 국민 자체이다.
  3. 한편, 짐(왕)은 곧 국가다.
  4. 국민은 국가이므로 국민은 짐(왕)이기도 하다.
  5. 따라서, 국민은 왕이다.

논증 3.
  1. 논증 1에서 밝힌 바와 같이, 왕은 정치가이다.
  2. 한편, 국민은 왕이다.
  3. 그러므로 국민이라 함은 정치가이다.
  4. 따라서, '국민의 뜻'은 '정치가의 뜻'이라 해석하는 것이 옳다.


심화 학습. 요즘 유행으로 말하자면 퍼더 스터디.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정치가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정치가로부터 나온다.'



짐은 곧 국가다. 라는 명언이 있다. 프랑스의 한 유명한 정치가가 한 말로, 아주 자주 인용되는 말이니 다 들 열 번 정도는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무시무시한 왕권 정치를 상징하는 말로 자주 인용되지만, 루이 14세가 이 말을 했을 때 실제 담겨 있던 뜻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당시 프랑스의 왕권은 상당히 불안정했다. 특히 지방 귀족들의 권력은 중앙 집권 체제를 위협할 수 있을 정도로 분권과 갈등이 심한 상태였고, 이를 불만스럽게 여겼던 루이 14세가 지방 귀족들을 견제하기 위해서 한 말이 바로 '짐은 곧 국가다.' 라는 말이다.

작금의 언론이나, 역사가들이나 입맛대로 편집 수정 왜곡하는 것은 똑 같은 모양이다.
by Fanciski | 2008/01/31 10:37 | 혼돈과 몽상학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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