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ustinos Sauvignon Blanc, 2006 Reserve, Chile
Agustinos Sauvignon Blanc, 2006, Reserve, Chile
프랑스산 화이트와인, 알코올 11.5%, 750ml

할인 마트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소비뇽 블랑.

코르크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다. 썩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수직으로 세워서 오래 보관했던 모양인지 바짝 말라 비틀어졌다. 뽑다가 부러지는 줄 알았다.

색상은 연한 샴페인 칼라. 아주 연한 편이다.
일단 잔에 따른 다음 냄새를 맡아 보았다.

아, 상큼한 냄새.
달리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풀잎의 상큼함과는 다른, 하지만 약간 청포도 같은 향이 느껴지는 그런 시원한 향이다. 향만 놓고 보자면 지금까지 마셔본 것 중 가장 상큼했다.

그럼 맛은?


거북하지 않을 정도의 산미, 약간 떨떠름한 맛, 그리고 살짝 혀 끝을 스쳐 지나가는 단 맛.
치즈 생각이 마구 나는 그런 맛이다. 랄까, 치즈와 같이 먹으면 아주 좋을 듯.

생각 난 김에 치즈를 잠시 조달하러 냉장고에…갔으나. 지난 번에 산 치즈가 벌써 파랗게 물들어 있다.
어쩔 수 없이 오징어.

나름 괜찮은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김치랑 같이 먹어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와인에 무슨 김치냐, 라는 태클은 정중히 받아들이겠다, 어차피 내가 좋으면 좋은 것.)


달랑 마시기에는 좀 애매하지만 반주 삼아 마시기엔 괜찮은 것 같다.

동태 찌개 생각이 난다.


아, 처음 마셔보는 소비뇽 블랑.


소비뇽 블랑이면 일단 대체적으로 달다, 고 한 사람이 대체 누굴까.
by Fanciski | 2007/10/22 13:08 | 와인과 식당들 | 트랙백 | 덧글(2)
달라도 뭔가 다르다.
카~악, 이 밥그릇은 내 거야 ! !


우리들은 종종 말한다.

"역시 히트를 낸 적이 있는 사람은 달라도 뭔가 다르네."
"역시 실적이란 그냥 나오는 게 아니야."

이 말은.

"역시 말아먹은 적이 있는 사람은 달라도 뭔가 다르네."
"괜히 말아먹은 게 아니었어."

이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한국의 기업들은 말아먹은 전적이 있는 사람에게 보다 더 크게 말아먹을 기회를 주는 경향이 있다. 이제 슬슬 연봉제 이외의 선진 기업 경영 방식을 도입할 때도 되었는데 말이다.

이게 다, 말아먹은 사람은 말아먹을 사람을 알아보는 재주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말아먹은 사람은 더 크게 말아먹을 사람을 알아봐야 한다.

자기보다 더 크게 말아먹을 사람이 많을수록 말아먹은 사람이 생존할 확률은 높아진다.
그래서 말아먹은 사람은 말아먹을 사람을 알아보는 재주가 필요하다.
그런 사람을 뽑고 중책을 맡겨야 하니까.

by Fanciski | 2007/10/18 10:34 | 미분류 | 트랙백 | 덧글(0)
J.P. Chenet Medium Sweet 2005, France
J.P. Chenet Medium Sweet 2005, France
프랑스산 레드와인, 알코올 12%, 750ml

지페쉐네, 라고 읽는 모양이다.

향기는 일단 의외. 별로 시큼한 향이 나질 않는다. 즉, 별로 와인 같지 않다는 의미. 향만 놓고 보면 별 기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 입 머금어보니, 거기서부터는 또 별세계였다. 적당한 무게감과 그 뒤에 바로 따라오는 씁쓸한 맛, 그리고 살짝 감도는 단맛. 그리고 맛 자체가 오래 가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개운함.
특히 한 모금 넘겨보면 느껴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크림 같은 식감이 독특하다.

라벨에는 미디엄 스위트라고 써 있지만, 무작정 달콤한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어필하기 힘들 것 같은 맛이기는 하지만 이 저렴한 가격에서 이 정도 품질이면 아주 훌륭하다고 하겠다. 그냥 가볍게 마실만한 와인으로는 나름 마음에 든다.

그냥 혼자서 홀짝일 때, 뭔가 곁들여서 먹을 때, 어떤 식으로 마셔줘도 다 무난하게 어울린다.

왠지 푸짐하게 생겨서, 괜히 이득 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병 디자인도 마음에 드는 와인. (실제 용량은 750ml로 다른 와인과 같다. 디자인의 승리라고나 할까.)

by Fanciski | 2007/10/15 13:40 | 와인과 식당들 | 트랙백 | 덧글(0)
개천에서 용났다.
삽화와 본문 기사와는 연관 사실이 없습니다.

개천에서 용났다.

변변찮은 집안에서 인물이 났다는 뜻으로, 보통 출세한 자제분을 둔 사람에게 건네는 덕담으로 많이 쓰인다.

- 우리 아들이 이번에 사시에 통과했다네.
- 어이구, 진상 댁에서 인재가 났네그려, 정말 개천에서 용 났구먼.

과연 이게 좋은 덕담이 될 수 있을까?


먼저, 아버지와 어머니를 더하면 자식이 나온다.
아버지 + 어머니 = 자식

자식은 용이다.
자식 = 용

한편, 아버지와 어머니는 개천에 비유되었다.
아버지 ∪ 어머니 ≡ 개천
아버지 ∪ 어머니 ≡ 개 ∪ 천

그러므로,
아버지 ≡ 개
이다.

한편, 자식은 아버지를 따르고, 아버지가 개이므로,
자식 = 개 자식
이다.

정리하면, 아버지는 개놈이며,
자식은 개자식이다.


이상, 증명 끝.

개천에서 용이 났다는 말은, 상대방을 비하하고는 싶지만 대놓고 그러지는 못할 때, 당사자를 개로 비하하고 자식을 개 자식으로 은근히 비하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는 한민족의 정서를 우아하게 표현한 수많은 비유법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믿거나 말거나.
by Fanciski | 2007/08/17 23:36 | 혼돈과 몽상학 | 트랙백 | 덧글(1)
이름은 사물의 속성을 대변하지 않는다.
이름은 사물의 속성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미디어들이 꽤 있다.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러니까 작명가들이 밥벌이는 하는 거겠지.

대부분의 경우, 사물의 이름은 그 물건의 특징을 대변한다.
예를 들어보자.

· 바나나 우유 - 바나나가 들어 있는 우유.
이런 경우는 성분이 바로 이름이 되는 경우가 되겠다. 가장 단순하고 명료하다. 밀크 초콜렛 같은 것도 이런 것에 포함되겠다.

· 매일 우유 - 매일 유업에서 만든 우유. 또는, 매일 마시는 우유라고 볼 수도 있겠다.
메이커 명칭을 이름에 넣은 경우다. 가끔, 제품이 너무 유명해져서 그것이 일반 명사화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레드 데빌이라던가.

· 청국장이 빠띠쉐를 만나면 -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청국장이 들어 있는 초컬릿.
난해한 편이기는 하지만, 빠띠쉐라는 단어의 뜻을 생각해보면 뭔가 제빵, 과자 계열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저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생각난 것은 청국장이 들어간 바게뜨였고, 실제 제품은 초콜렛이었지만 어쨌든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건 대체 뭔가?
아래 자료 사진을 보자. (이 사진들은 며칠 전 할인 마트에서 찍은 것이다.)

진정한 커피 맛을 자랑하려나 봅니다.
사실은, 진짜같은 가짜인가 봅니다.


제품 명은 분명히 리얼(real)이다.

real1

1 진짜의(genuine), 진정한
2 실재하는, (공상이 아닌) 현실의, 실제의;객관적인, 실질적인
3 <묘사 등이> 박진감 있는;대단한
4【법】 부동산의(opp. personal);<수입·임금이> 실질의
5【수학】 실수(實數)의(opp. imaginary)

원본 위치 <http://endic.naver.com/search.nhn?query=real>

모 영화에서 본 대사가 생각난다.

- 갑: 돈은 어떻게 마련할 거지?
- 을: 걱정 마, 금방 마련할 수 있어.
- 갑: 설마, 저기 있는 저 위조 지폐로 지불하겠다는 건 아니겠지?
- 을: 하하, 내가 찍은 위폐는 진짜랑 똑같아. 뭐가 다르다는 거지?

모르는 게 약이다.

by Fanciski | 2007/07/26 14:27 | 혼돈과 몽상학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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