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와 거울.
요새는 공사장 사진도 숨어서 찍어야 한다.
켕기는 게 많은 모양이다.
잠실역 지하 상가 리모델링 공사 현장.
Panasonic DMC-LX1, 6mm, F/2.8, ISO-200, 1/5 sec


한국인들은 사진을 찍으면 혼백이 사진으로 빨려 들어간다고 믿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사진 찍기를 싫어한다.
어째서일까?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1. 피사체로서 자신이 없다.
    a.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있다.
2. 평소에 떳떳하지 못한 짓을 많이 한다.
    a. 나의 존재를 알리지 말라.
3. 정말로 혼백을 사진기에 뺏기는 줄 안다.
    a. 몸은 21세기에, 정신은 구한말.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이 피사체로써 기꺼이 나서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1. 정말로 자기가 연예인 뺨치게 생겼던가.
2. 자기가 연예인 뺨치게 생겼다고 착각하던가.

당연하게도 2번인 경우가 만 배 정도 경우의 수가 더 많다. 따라서, 훌륭한 사진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 2번과 같은 상환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진 관련 서적에서는 사진사에게 수준 높은 화술과 인덕을 요구하곤 하는데…….

그게 안 되는 사람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안 되면 할 수 없다. 포기하던가, 도촬의 영역으로 들어설 밖엔. 기록사진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아니면 풍경 전문을 하던가.


헌데, 평소에는 서로 웃고 잘 지내던 사람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사람이 돌변하는 수가 있다. 어째서 그런 것일까. 혹시 정말로 사진기에 자기 혼백이 빨려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런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 나름대로 한 가지 가설을 세우게 되었다.


거울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보자면, 책상에 거울을 놓지 않는 사람들은 카메라를 두려워할 공산이 크다. 평소에 거울을 잘 보지 않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싫어한다는 뜻이 되겠다.

1. 자신의 외모에 자신이 없다.
2. 거울 속의 나도 보기 싫을 정도다.
3. 당연히 카메라도 싫다.


지금까지의 논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제시할 수 있게 해준다.

카메라를 싫어하는 사람은 떳떳하지 못한 사람이다.
카메라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울도 싫어한다.
거울을 싫어하는 사람은 떳떳하지 못한 사람이다.

거울도 안 보는 사람과는 사귀지 말란 말은, 단순히 외모 뿐만이 아니라 내면적인 면으로도 한번 쯤 새겨 볼 가치가 있는 말씀이 아닐까. 평소에 지은 죄가 많은 사람이 선한 사람일 리가 없으니까.



오늘부터 거울 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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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nciski | 2006/12/23 20:30 | 혼돈과 몽상학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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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천년용왕 at 2006/12/25 00:07
에, 사진 찍으면 영혼이 빨려가는 게 아니었나요?
난 이제까지 사진 안 찍히려고 카메라 보이는 지역은 무조건 피해서 지나 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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