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와인 초보자고 순수히 내 미각에 의존하여 평가할 뿐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와인 찬미자들의 의견대로 내 미각은 스위트 쪽으로 상당히 아주 많이 대체적으로 편향되어 있다. 게다가 돈도 없다. 따라서 와인 맛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본다.
일단 마신 순서대로 챙겨보자. ![]() 캐나다산 아이스바인. 품종 비달. 알코올 12.5% 아시는 분이 선물 받은 캐나다산 아이스와인이다. 국내에도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데 대략 20만원대 인 듯 하다. (백화점 가격) 딸 때 옆에서 구경하다가 반 잔 얻어 마셨다. 감상은……. 돈이 좋긴 좋구나!! 황금색 액체가 목을 타고 넘어갈 때의 그 부드러운 넘김과 달콤쌉싸름한 맛의 조화는 이하 생략한다. 하여간 좋다. 알코올 도수도 12.5도 정도로 적당하고 향기도 향긋한데다 하여간 좋다. 근데 양은 참 적다. 내 돈 주고 사서 마시기에는 좀 아깝다. 이름은 이니스킬린, 이라고 읽는다. 다 좋은데 친척 분들은 이걸 닭도리탕하고 같이 드셨다. ![]() 프랑스산 레드 와인. 품종 시쉘(?). 알코올 12.5%(?) 아마 르 코리올리 시쉘, 이라 읽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시는 분이 프랑스에서 사오신 와인이다. 무슨 품종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저 시쉘이 메이커 이름 메종 시쉘인지 품종명인지도 병을 버려버린 지금은 알 길이 없다. 국내 와인 샵에서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는 물건이었지만 그래도 시쉘이라면 나름 선물할 정도의 물건이니 괜찮은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 따는 순간부터 충격이 계속되었다. 무려 고무 마개가 아닌가. 우레탄이라고도 한다. 코 끝에 퍼지는 산뜻한 산미. 한 모금 물었을 때 입 안으로 번져 나가는 조금 시큼한 듯 하면서도 우아한 맛. 목 뒤로 넘어갈 때의 존재감. 일반적인 와인 분석가라면 저렇게 말했을지도 모르겠는데, 나와 친척분이 느끼신 감상은 이랬다. 뚜껑만 따도 느껴지는 톱밥 냄새. 입 안에 머금은 순간 정수리를 관통하는 시큼텁텁한 맛. 삼켰을 때 온 몸으로 퍼져 나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쾌감. 마시고 나서 15분은 계속되는 입 안의 텁텁함, 꺼끌함. 개수대로 직행했다. 와인이 변질되었을 공산이 크다고 본다. 냉장고 위에 근 1년간 방치했었다고 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혐오스런 맛을 보여줄 수가 있는 걸까. 식초가 된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원래의 풍미를 조금은 간직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터인데……. 어쨌든 버렸다. ![]() 프랑스산 화이트 와인. 머스캇 품종. 알코올 15.5% 역시 화이트 와인, 역시 머스캇. 내가 아는 게 저것 밖에는 없다. 적절하게 달콤한 향기, 달콤한 풍미, 화끈한 알코올. (15.5%) 와인보다는 빼갈과 소주를 즐기시는 분께서도 나름 마실만하다고 하신 걸 보면, 확실히 스위트 계열의 화이트 와인이 가지는 범용성은 대단하다. Late Harvest 2002와 더불어 남들에게 안심하고 권할만한 물건이다. 사실 맛은 Late Harvest 2002 쪽이 더 낫지만 가격과 양은 이 Muscat de Mireval의 승리. Late Harvest 2002와 진지하게 비교하자면, 향과 맛은 이쪽이 더 강하지만 과유불급, 좀 지나친 감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Muscat de Samos처럼 지나친 것은 아니니 괜찮은 편. 게다가 Muscat de Samos는 취급하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이건 조금만 수고하면 대형 마트 등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분명 용기는 750ml로 표준 사이즈인데 어째 맛은 디저트 와인이다. ![]() 칠레산 레드 와인. 까르미네르 품종. 알코올 14%(?) 라 호야 까르미네르. 병 옆에 보면 무슨 무슨 상을 탔다는 둥 잘났다는 둥 많이 써 있다. 맛은 멜롯스럽다. 약간 텁텁한 맛. 중량감은 멜롯보다 이쪽이 좀 가벼운 느낌이다. 어쨌든 별로 맛은 없다. 고기나 기름진 크림 파스타 같은 것을 먹을 때 같이 마시면 기름기를 가시는 데 아주 쓸만할 것 같다. 텁텁하고 좀 쓴 맛이 나고 코르크 냄새가 강하긴 해도 그걸로 인한 거부감이 심한 것은 아니니까. 진미 오징어랑 같이 먹어본다. 맥주와 오징어가 어울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주 잘 어울린다. 근데 나처럼 저녁에 퇴근하고 한 잔 약 삼아서 마시는 사람한테는 그다지 권할 건 못 되는 것 같다. 피곤해서 잠자리에 들기 직전에 마시는 와인에게서 인생의 쓴 맛을 배워서 어쩌겠는가. ![]() 프랑스산 레드 와인. 까르비네 소비뇽. 알코올 12.5% 귀동냥 천만냥 소문으로만 듣던 까르비네 소비뇽이란 품종을 시도했다. 뭔가 느슨한 멜롯? 멜롯처럼 강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축 늘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맛이다. 물론 이런 걸 두고 조화,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조화는 아니다. 이래저래 불만은 많지만 그래도 있으면 마실만한 물건이긴 하다. 치즈랑 같이 홀짝홀짝 마시면 나름 괜찮았다. 이거 마시다가 디켄팅이라는 거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에 걸쳐 마셨는데 조금씩 맛이 좋은 쪽으로 변하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중간에 감기가 걸려서 한 일주일 냉장고에 방치했다가 다시 맛을 보니 인생의 신 맛이 느껴졌다. 결국은 300ml 가까이 하수구에 사는 악어만 호강시켰다. ![]() 미국산 레드 와인. 혼합. 알코올 6.5%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저렴한 혼합주, 칵테일 음료, 저알콜. 뚜껑조차 양철 뚜껑이다. 느낌은 거의 스파클링 음료. 실제 탄산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포도주라기보다는 시원한 과일주스라는 느낌. 어쨌든 심심할 때 심심하게 마시기에 좋을 것 같다. 알코올 도수도 낮으니 차갑게 식혀서 얼음 넣고 맥주처럼 들이키면 시원할지도? 가격도 저렴하니 벌컥벌컥 들이켜도 괜찮을 성 싶기도 하다. 잠시 값이 싼 와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무시할 것은 못 된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와인은 아니다. 그냥 마실 것. 여기까지 쓰고 보니 뭔가 아이스바인 1병, 멜롯 1병을 어딘가 팔아먹은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수녀님 그림이 그려진 화이트 와인 2병도 분명 내 목구멍을 지나간 것 같은데 역시 사진이 안 보인다. 가끔은 컴퓨터 자료 폴더 정리도 해야 하는 법.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카테고리
이전 블로그
이글루 링크
최근 등록된 덧글
리틀 사이공 공항 터미..
by 침착한Ruby at 02/05 피곤하신가 보군요. by sharkman at 02/03 쇼비뇽 블랑하면 뉴질랜.. by instyle at 01/16 데 정작 중요한 가격은 얼마? by sharkman at 01/01 새해 복많이 받으삼. 부.. by sharkman at 01/01 지당하신 말씀. by 마근엄 at 12/14 어째 생긴 것이 비네가 .. by sharkman at 11/28 경제 이론이란 눈에 보이.. by 마근엄 at 11/26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서.. by sharkman at 11/22 상어맨님> 중국술을 대.. by 마근엄 at 11/12 거품 올라오는 모습이 .. by 마근엄 at 11/12 근엄님은 중국술을 맛들.. by sharkman at 11/07 에고고, 아닙니다. 처.. by Fanciski at 11/05 정확하게 보신 것 같습니.. by 마근엄 at 11/04 이 글은 일반적인 생산 현.. by Fanciski at 10/31 문제는 안됐을 때 누가 .. by kane at 10/30 치즈 포스팅은 일단 집에.. by Fanciski at 10/26 어느쪽인가 하면 치즈 .. by sharkman at 10/23 NYT기사중에 [Red Wi.. by Q at 10/23 와인을 마시면서 김치와.. by sharkman at 10/23 極右空想黨 政策
일반적인 저작권 규칙을 따릅니다. 무단 전제, 인용을 주인장이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또한, 무단으로 사용된 포스팅의 정확성 문제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최근 등록된 트랙백
이글루 파인더
포토로그
메뉴릿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