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cat de Samos


Panasonic DMC-LX1, F/2.8, 1/3 sec, ISO 80


몇 달 전부터 와인을 홀짝거리기 시작했다.

요즘은 집까지 걸어온 다음 한 잔 마시고 이것 저것 정리한 다음 잠자리에 드는 것이 표준적인 일과가 되어가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지난 수 개월 간 마셔 없앤 와인의 수가 병으로 5~7 병 정도가 된다.

이 정도면 슬슬 나도 체계적으로 기록을 남겨야 하지 않을까.


어제 집으로 걸어가다가 집 근처 주류 전문점인 샤또 와인에 들렀을 때의 일이다.

저기요, 오늘은 사러 왔거든요? 달콤한 와인 좀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싼 걸로요. 가난해요.
(그 동안 얼마나 아이 쇼핑만 하면서 귀찮게 했는지 나 자신 잘 알고 있다.)

아~오셨네. 알아요, 기억나요.
(마침 추석 시즌을 위해서 새 물건들을 잔뜩 들이는 중이었다.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가게 내부. 그 동안 가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고급 양주 종류가 싹 사라지고 전부 와인으로 채우려는 모양이다.)

이거 어때요? 얼마 안 남았는데 달고 좋아요. 향도 괜찮고 벌꿀 맛도 나고요.

얼마에요?
(눈 앞에 보이는 22만원짜리 꼬냑 병을 보면서 묻는다.)

***** 원이요.
(나름대로 감당할 수 있는 금액…….)


이렇게 해서 집으로 가져오게 된 와인이다.


머스캇 드 사모스, 쿠르타키. (Muscat de Samos, D.KOURTAKI S.A.)
생산 지역 Greece - Ageen islands - Samos.


참 달았다. 뚜껑을 따자마자 강하게 퍼지는 꿀 냄새. 실제로 꿀을 넣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꿀 냄새가 강하게 났다. 심지어는 맛에서도. 알코올 도수는 15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지만 그게 별로 강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당도가 높았다. 상큼한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하여간 단 맛이 강력했다.
복숭아 웰치스 원액에 양주를 희석한 느낌이랄까? 당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의 꺼끌거리는 느낌이 생각보다는 강하게 느껴졌다.

단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있지 않을까 싶은……그런 와인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물과 얼음을 넣고 마셔 보았다.
결론은. 그냥 마실 때보다 훨씬 낫다.


피곤할 때 한 잔씩 마시면 효과 100%일 것 같다.



P.S. 친척 분이 슬쩍 꺼내 드시고서 한 말씀 하셨다. 달기만 하고 상큼한 맛이 없다고. 와인이라곤 드셔본 적이 없는 분에게서 저런 표현이 나올 정도니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릴 것 같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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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nciski | 2006/09/12 20:11 | 와인과 식당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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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마근엄 at 2006/09/27 23:41
오...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그리스산이군요.
Commented by 나르실 at 2006/09/30 14:35
설명하심이 제 취향일 것 같은 와인인데 구입하신 가격을 여쭤도 될런지요? ^^
Commented by Fanciski at 2006/10/01 15:01
대략 1만원 대 중반에 구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근데 달아요. 정말 달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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