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 혼돈
우기다 보면 진리가 되는 법.
(언젠가 웹에서 습득한 만화의 한 컷)

살아가다 보면, 무수히 많은 혼란을 접하게 된다.
어긋난 약속 시간, 업무 처리의 혼선, 크고 작은 오해…….
이런 일이 생기고 이에 대한 책임 추궁을 하거나 당할 때마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정보가 부정확했습니다. 너무 오래 전에 결정된 사항이었거든요."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담당자와의 연락이 되지 않았거든요."

정보화 사회라는 우리 사회의 구호와는 참 어울리지 않는 핑계다.
전화 한 통이면 대부분의 정보는 취득이 가능하고, 갱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저런 핑계를 대면 으레
물론 정말로 정보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혼란은 인간의 부정확한 기억력으로부터 시작되기 마련이다.

    인간의 기억은 패리티 없는 메모리와 같다.

무엇인가 기록은 하고 있어도, 그것이 과연 올바른 정보인가에 대하여 자기 자신이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가 가지고 있는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하여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한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판단할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별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자기 기억이 옳다고 가정하는 것이 어떤 경우에도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 사회의 혼돈 양상은 필연적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1. 언제나 그렇듯이, 명령은 내리는 입장이 수행하는 입장보다 유리하다.
  2. 따라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항상 명령하는 입장이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3. 한편,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직접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4. 판단을 위해선,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기억)이 정확하다고 가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5. 따라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기억이 정확하다고 가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미 이 정도가 되면 기억의 정확함, 판단의 옳고 그름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옳다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자신의 판단 결과라고 불리는 정책을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강요하는가 하는 문제다.

이러한 과정에 익숙하고 능통한 사람들을, 우리들은 전문 경영인 또는 정치가라고 부른다.


결론은…….
나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by Fanciski | 2006/08/26 15:10 | 혼돈과 몽상학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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