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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을 방황하다 보면, 종종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바로 CRT(브라운관, 이하 CRT로 통칭한다.) 모니터 화면 비율을 5:4로 맞춰 놓고 쓰는 사람들과, 이것을 문제 삼는 행위 자체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 때문이다. 사실, CRT에서 극적인 화면 왜곡 없이 5:4 비율을 볼 수 있는 해상도는 오직 하나 뿐이다. 1280*1024 모드. 화면 비율은 1280:1024 = 5:4. 그럼 우리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화면 비율들을 알아보자. PC 모니터 4:3 비율이 표준이다. 보통 지원되는 해상도는 이렇게 된다.
LCD, 액정 모니터의 경우는? 다양한 해상도가 있다. 처음부터 유리로 된 브라운 관을 뽑아내야 하는 CRT와는 달리, 액정 모니터는 거대한 유리에 그려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해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CRT 모니터에서 쓰는 해상도 이외에, 다음과 같은 해상도가 추가로 존재한다.
TV의 경우
(믿어지지 않으신다고? 집에 가셔서 TV 화면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서 포토샵에서 확대해 보길 바란다. 집에 확대경이 있으면 직접 봐도 좋다. 디지털 카메라를 권장하는 이유는……단순히 요즘 사람들 보면 집에 확대경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초 과학은 역시 죽었나…….) 어쨌든 TV는 화소 간의 위치 관계가 PC 모니터랑은 애당초 다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아날로그 전파로 데이터를 송출하는 TV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인데 어쨌든 거기까지 다루긴 좀 그렇고……. 어쨌든 결론적으로 말해서 요즘 팔리는 TV는 704*480 화면 비율에 준하는 해상도를 가지지만 픽셀 자체의 배치가 다르기 때문에 눈으로 보기에는 화면의 일그러짐이 눈에 뜨이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옛날에는 이게 TV 화면이 모니터보다 더 밝게 보이는 원인 중 하나이기도 했다. 같은 면적에서 보다 많은 화소 수를 가지기 때문에 당연히 밝기 문제에서 TV가 모니터를 앞질러 가게 되는 것이다. 뭐 해상도 문제만 놓고 따졌을 때 그런 것이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극장. 한 때 70mm 필름을 이용한 16:9 와이드 스크린이 대세였던 시절이 있다. 요즘은 2:1 비율이 대세로 판단된다. (매트릭스 이후 갑자기 그렇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쨌거나 사람 눈이 양쪽으로 달렸으니 좌우 2:1 화면은 나름대로 합리적인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자, 그럼 이 정도로 해두고 일단 정리를 해보자.
일반적인 LCD는 1280*1024 = 5:4 해상도와 화면비를 가진다. (적어도 데스크탑 용으로 공급되는 LCD 모니터는 거의 예외가 없다. 특별히 와이드 LCD를 주문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생각해보자. 극장에서 보는 2:1 와이드 화면을, 일반 PC의 4:3 화면에다 틀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좌우로 압축되어서 캐릭터들이 위아래로 길쭉하게 나올 것이다. (특별히 화면 비율을 지키기 위해 위아래로 검게 여백을 남기지 않는 한 말이다.) 스타크래프트를 5:4 비율을 가진 LCD에서 전체 화면 모드로 하면 어떻게 될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자체는 640*480 = 4:3 화면 비율을 가지고 있다. 그걸 5:4 에다 때려 맞춰야 하니, 당연히 화면이 위아래로 약간 늘어나서 보이게 된다. 자, 그럼 5:4 비율을 가진 LCD 모니터에서 정사각형을 그린 다음, 그 데이터를 4:3 비율을 가진 CRT에서 재생한다고 하자. 어떻게 될까?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왜냐, LCD 모니터는 애당초 5:4 화면 비율에 맞도록 물리적인 크기 자체가 CRT와는 다르게 설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TV처럼 각 화소간의 거리를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각 화소 간의 거리가 완전히 고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원본 영상의 도트와 디스플레이의 도트를 1:1로 매치시킬 경우 왜곡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LCD의 경우 모니터가 지원하는 최대 해상도 모드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의 PC에서도 모든 물체들이 정확한 비율을 가지고 보여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것이다. 물리적으로 4:3 비율을 가진 CRT에서 5:4 비율을 가진 화면 해상도를 세팅하고 작업을 한 결과물을 물리적으로 4:3 비율을 가진 CRT에서 4:3 비율을 가진 화면 해상도를 세팅 후 감상할 경우의 결과는? 보다 쉽게 풀어 써주겠다.
절대 나오지 않는다. 대충 7% 정도 위아래로 늘어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왜냐? 물리적으로 4:3 비율을 가진 CRT에다 5:4 비율 화면 해상도를 세팅하는 행위 자체가 시각적으로 화면을 위 아래로 저만큼 압축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실제 영상물 제작에서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특히 눈썰미가 뛰어난 작업자들은 이런 식으로 왜곡이 발생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이런 일이 게임 제작 현장에서 발생하게 되면,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다. "게임 안의 캐릭터나 오브젝트가 어쩐지 좀 위아래로 길어 보이는데요?" 유저들의 저런 질문에 대체 뭐라고 대답할 생각인가. 설마 진심으로 '적응하세요' 라고 말할 생각은 아니겠지. 하지만 세상은 넓은 법, 가끔 진심으로 ‘적응하라’, ‘사람 눈은 원래 어중간하다’는 식의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7.5등신 캐릭터나 8등신 캐릭터나 마찬가지로 보인다는 눈을 가지셨으니 참, 그래픽 작업자로 먹고 사시기에 참 애로사항이 꽃피시겠구료." P.S. 하지만 나는 여기서 이상한 상관 관계를 발견하고야 말았다. 바로, 화면 왜곡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모니터 간의 색상 차이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즉, 자기 모니터 화면의 왜곡은 문제시하지 않으면서, 자기 모니터와 다른 사람 모니터와의 색감 차이는 칼같이 지적하는 것이 아닌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여러 가지 가설을 세워 보았는데……. 그것은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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