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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유명한 고사성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쓸 줄 모른다. 한자를 못 외우는 걸 탓하는 게 아니다. 나도 잘 못 외우니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자의 구성 자체를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가장 대표적인 실수가 逆之思之. 바꿀 역이 거스를 역으로, 땅 지가 갈 지로 바뀌어 있다. 이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나 사회에서 강조되는 인성교육 내용 중의 상당 부분이 이 역지사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대충 이런 식으로 말이다. 1. 내가 지금 하는 행동을 남의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 2. 싫어할 것이다. 3. 따라서 하면 안된다.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행동 지침 같아 보인다. 그러나……정말 그럴까? 자, 그럼 회사 안에서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과 그 결과를 놓고, 저 역지사지의 원리를 대입한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생각해보자. 사원 모두가 역지사지의 원리에 따라서 생각하고 판단한다면 어떻게 될까? 얼핏 생각하면 아주 잘 굴러갈 것 같다. 서로 배려해주고 생각해주는 그런 화목한 회사 분위기. 하지만 이건 팀원 입장이고……. 프로젝트 입장에서 볼 때 이건 참 뭐 같은 상황이다. 역지사지란, 자기 자신을 상대방 입장에 대입해놓고 생각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자기 기준으로 상대방을 판단한다는 것을 바탕에 깔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문제를 유발한다. 회사에서의 업무 관계는 업무를 요구하는 사람과, 이를 수행하는 사람의 관계로 요약된다. 쉽게 말해서 상사와 부하의 관계다. (물론 동등한 상황에서 협조를 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업무를 주는 입장과 실제로 처리하는 입장이 구분된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역지사지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자기보다 유능한 사람이 사물을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는지 알지 못한다. 유능, 무능 여부를 떠나서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닌 문제에 대해서도 판단할 수 없다. 당연하게도 역지사지, 즉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는 것은 결국 자기 능력에 맞춰서, 자기 기준에 따라서 생각할 뿐이다. 상대방이 자기보다 훨씬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업무 처리 능력이나 생각하는 힘을 자기 기준에 맞춰버리게 된다. 역지사지를 실천하는 보통사람들은 자기가 하지 못하는 일은 남에게도 주지 않으려 한다. 자기가 처리하지 못하는 일은 남에게도 벅찬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자기가 생각하기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남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래서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업무는 어떻게든 없던 것으로 하려고 하거나 태업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풀지 못하는 수학 문제를 놓고 문제가 잘못되었다고 우기는 학생과도 같다.) 이것은 팀원간에 서로 업무 처리 능력에 대한 평가치를 떨어뜨리게 되고, 실제로 팀 내부에서 처리되는 업무의 양도 점차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팀 전체의 분위기는 좋을 것이다. 쉽게 풀면 이렇다. 1. 나한테도 힘든 일인데 저 사람한테는 얼마나 힘들까? 2. 내가 저사람한테 무슨 원수를 졌다고 이런 못할 짓을……. 3. 그만두고 업무 자체를 돌려보내던가 할 방법을 찾자. (위의 패턴에는 다양한 응용이 존재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그 일은 아무도 안 하게 되고 마감이 닥치면 결국 포기되거나 업무 자체가 취소되기 마련이다. 결론: 외형적으로는 잘 돌아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속으로 생산성은 곤두박질친다. 업무 시퀀스 전체가 마이너스 피드백을 타게 되고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태를 피하려면, 당근이든 채찍이든 좋으니 뭔가 강제력을 가진 중간 관리직이 나서서 적절하게 망나니 노릇을 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조직이 침체되지 않는다. 자, 그런데……. 그럼 대체 적절한 망나니 짓이라는 건 무엇일까? (속편은 다음 이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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